하루를 배위에서 보내고 상해 도착.
언제 가져다 놓았는지 방에 이런게 있다. 말로만 듣던 선상 신문이다.
각종 언론매체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내가 신문을 읽다니..... ㅠ.ㅠ 인간 됐다.
대충 보아하니....
기항지 현재 기온과 날짜. 기항지 관광을 끝내고 재승선해야 하는 시간 등등과
당일 선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프로그램, 이를테면 빙고 게임이라든가 수건접기 수업이라든가...
암벽타기 수업 시간이라든가가 전달 된다.
하지만.. 우린 상해 자유관광가기로 한다. 여권 사본과 트렌짓 카드(트렌짓 카드는 데스크, 또는 한국 승무원에게 교부 받아야 한다. 보통 일괄 교부 되지만 가끔 누락되는 사람도 있어서/우리처럼... 피같은 시간을 이미그레이션에서 허비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미리 챙기자 중국은 하선 시 시간이 엄청 걸린다.
본인의 완벽한 계획데로라면….
외탄->예원->예원상장(여기서 그 유명하다는 허니문 디저트 망고 팬케잌을 머꼬) 도장파고(이건 정말 살만하다. 한국 도장 값은 한 두 푼이 아니니까. 선물로 주면 반응 폭발적이다. 흐흐흐 ) -> 한국임시정부청사에서 잠시 경건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임을 고취시키며 -> 신천지에서 심플리 타이라는 태국식 식당에서 튀김 쌀국수에 맥주 한잔~ 캬… -> 느긋한 크루즈 복귀.
이렇게 완벽한 상상속에 계획은 예측하지 못했던 거센 바람과 낮은 기온,
인파로 미어 터지는 전철에서 지쳐버린 육신….
그리고… 나폴레옹 뺨치는 방향치… “어~ 여기가 아닌가비네~’
상해자유 여행은~ 어두워~!
크루즈 터미널에서 외탄, 그러니까 전철이 다니는 시내 중심가까지는 택시이용이 편리하다.
요금도 저렴할 뿐더러 치안도 나름 괜찮은 편이니 말이다.
택시기사님들은 대부분 기본영어 소통도 어려운점을 감안해서 중문으로 된 크루즈 터미널 주소를 준비하고
필요할 때 보여주면 좋다.
혹시라도... 영어를 끝장나게 잘하는 기사님이 있을지도 모르니... 어설프게 영어할 줄 아냐고 물어보는건...자제?
우리의 상해 방문은 소 뒷발에 쥐잡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예원을 가려다 내리게 된 상해 임시정부청사 근처의 역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찾다가 지나치게 된 신천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우리가 상해를 여행했던 날은 공교롭게도 일요일.
상해의 모든 인구가 예원으로 소풍 가자고 범국가적으로 약속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음...중국은 정말.... 중국스러워. - -^
당일엔 농담한마디도 안나 올 만큼로 척박한 날씨로 심신이 피로했지만 황포강 주변의 어스름 야경은 언제 봐도
마음을 매료 시키는 구석이 있다. 시작도 끝도 아닌 덤덤한 어여쁨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다시금 아무렴 어떤가 하게 되는 풍경.
여전히 쾌적하지 못한 도시 환경과 청결과 질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상해였지만
그래도 단언컨데
상해는 매력이 많은 도시다.
상해에서 떨어진 소주나 항주를 가보면 명월이에게 반해 띵호와를 외치던 왕서방의 정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풍류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 왕서방의 비단으로 서방 무역을 개척한 나라.
중국에 가보시라~! 마음을 조금만 움직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짝퉁의 천국이 아닌 엄청난 문화유산을 간직한 중국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날씨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ㅋㅋ
PS : 허니문디져트와 심플리타이의 쌀국수는 전설로 남기고 동료와 본인은 크루즈 귀환,
부페 식당에서 오래오래 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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